지난 편에서 샤프지수를 다뤘습니다. 초과수익을 변동성으로 나눠, 감수한 위험당 얼마를 벌었는지 보는 지표였죠. 그런데 샤프지수에는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. 크게 오르는 것도 "위험"으로 계산해 점수를 깎는다는 것.
투자자에게 위쪽으로 크게 튀는 건 반가운 일이지 두려운 일이 아닙니다. 이 어색함을 바로잡은 지표가 소르티노 지수입니다. 오늘은 이 지표가 무엇을 다르게 보는지를 정리합니다.
소르티노가 뭔가 — 한 문장
소르티노 지수(Sortino ratio)는 샤프지수와 거의 같은데, 분모에서 "하락 변동성"만 사용합니다. 프랭크 소르티노의 이름을 땄습니다.
- 샤프지수 분모 = 전체 변동성 (오르는 출렁임 + 내리는 출렁임)
- 소르티노 분모 = 하락 변동성만 (내리는 출렁임만)
즉 소르티노는 "좋은 변동(상승)"은 위험으로 세지 않고, "나쁜 변동(하락)"만 위험으로 셈합니다. 분자는 샤프지수와 똑같이 초과수익입니다. 그래서 위로 크게 튀는 전략은 샤프지수보다 소르티노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습니다.
왜 하락만 보나
핵심은 투자자가 실제로 두려워하는 것에 있습니다.
수익률이 어떤 달엔 +15%, 어떤 달엔 +3%로 출렁였다고 합시다. 이 출렁임은 전부 위쪽입니다. 손해 본 적이 없죠. 그런데 표준편차는 이 위쪽 출렁임도 "변동성"으로 계산해, 샤프지수를 깎습니다. 잘 벌었다는 이유로 감점당하는 셈입니다.
소르티노는 이 지점을 바로잡습니다. 손실은 위험이지만, 큰 이익은 위험이 아니다. 그래서 목표수익률(보통 0 또는 무위험수익률) 아래로 떨어진 부분만 골라 그 변동을 잽니다. 이걸 하방편차(downside deviation)라고 부릅니다.
한마디로, 소르티노는 "얼마나 출렁였나"가 아니라 "얼마나 나쁘게 출렁였나"를 묻습니다.
샤프와 소르티노, 언제 갈리나
두 지표는 언제 크게 달라질까요.
수익 분포가 한쪽으로 치우칠 때 갈립니다. 상승은 완만하고 크며, 하락은 드물지만 급한 전략이라면, 소르티노가 샤프보다 후하게 나옵니다. 위쪽 변동이 분모에서 빠지기 때문입니다.
반대로 오르내림이 대칭적인 전략이라면 두 지표는 비슷하게 나옵니다. 위·아래 변동이 엇비슷하면, 하락만 떼어내도 전체 변동성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.
그래서 두 지표를 함께 보면 성격을 읽을 수 있습니다. 소르티노가 샤프보다 눈에 띄게 높으면, 그 전략의 변동성은 주로 위쪽에서 왔다는 뜻입니다. 반대라면 하락 쪽 출렁임이 컸다는 신호입니다.
소르티노의 한계
소르티노도 완벽하진 않습니다.
① 여전히 과거다. 샤프지수와 마찬가지로 과거 데이터로 계산합니다. 높은 소르티노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.
② 하락 데이터가 적으면 불안정하다. 손실이 난 구간이 드물수록 하방편차를 계산할 표본이 적어져, 값이 들쭉날쭉해집니다. 큰 하락을 아직 안 겪은 전략은 소르티노가 비현실적으로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.
③ 목표수익률에 따라 값이 바뀐다. 기준선을 0으로 두느냐 무위험수익률로 두느냐에 따라 하락으로 세는 범위가 달라져, 값이 흔들립니다. 서로 다른 기준으로 계산한 소르티노를 그대로 비교하면 안 됩니다.
정리하면
- 소르티노 = 샤프지수인데 분모를 하락 변동성만으로 바꾼 것. 분자는 똑같이 초과수익
- 이유: 손실은 위험이지만 큰 이익은 위험이 아니다. 위로 튀는 걸 벌하지 않는다
- 샤프와 갈리는 지점: 수익 분포가 위로 치우칠수록 소르티노가 더 후하게 나온다
- 한계: 과거일 뿐·하락 표본 적으면 불안정·목표수익률 의존
샤프지수가 "얼마나 출렁였나"를 물었다면, 소르티노는 "얼마나 아프게 출렁였나"를 묻습니다. 두 지표를 나란히 보면, 그 성과의 변동성이 주로 기쁨에서 왔는지 고통에서 왔는지가 보입니다.
참고
- Sortino & Price, "Performance Measurement in a Downside Risk Framework", *Journal of Investing* (1994) — 소르티노 지수의 정식화
- Sortino & van der Meer, "Downside Risk", *Journal of Portfolio Management* (1991) — 하방위험 개념
- 샤프지수(0013)와의 비교 위에서 읽으면 이해가 빠르다
면책 안내
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,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. 특정 종목·상품의 매수/매도 권유가 아니며,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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